필자는 학과 공부와 맞지 않아 따로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공기관 준비를 시작하고 최근 3개월 동안 인턴 생활을 하였다. 생활을 직접 겪으면서 느꼈던 나 개인의 주관적인 난이도와 사회생활 등등을 한번 풀어보려고 한다.
참고로 필자는 다양한 직종 중에서 행정사무 쪽에 지원하여 이 분야에서 일을 하였다는 것을 참고해주시길 바란다. 회사 보안상 어느 회사에서 일했는지는 말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.
일의 강도 : 매우 낮음
아무래도 평생 이 공공기관에서 일해야 하는 정규직이 아니다 보니 맡기 어려운 일이나 많은 경험을 요하는 주요한 임무를 아예 안 준다.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컴활 1급만 따면 개나 소나 다 할법한 쉬운 엑셀 작업과 기타 눈치껏 해야 하는, 그니까 나 말고도 다른 정규직 직원들이 아침에 오면 그냥 하는 잡일들을 알아서 내가 아침에 좀 빨리 와서 처리하는 그 정도가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의 거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했다. 이 때문에 '와 나 이거 월급 루팡 아닌가'싶을 정도로 일이 없고 어떤 날에는 정규직분이 아예 일을 안 줘 하루 종일 유튜브나 보면서 시간을 보낸 날도 은근히 많았다.
이게 내가 다녔던 공공기관만 그런 건지, 아니면 다른 모든 공공기관도 이렇게 인턴들은 할 게 없는 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경험상 진짜 할 일이 적었던 것 같다. 엑셀 업무가 주였고, 가끔 정규직 선임께서 한글(공공기관은 대부분 워드 말고 한글을 많이 쓰신다고 한다.)로 구글링 통해서 뭐 자료 정리 좀 해주라고 시키는데, 그것도 진짜 1시간~2시간이면 끝날 일을 오늘까지 해와! 이렇게 해버리니까 남은 시간이 또 굉장히 많이 붕 뜨게 된다. 정말 시간이 많이 남는 느낌스..?
워라벨 : 공기업이 신의 직장이라는 데는 이유가 있다
워라벨은 진짜 깔끔했다. 퇴근시간은 6시인데, 대부분의 직원들이 칼 같게 6시에 딱 맞춰서 집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. 보통 직장이라 하면 9시~10시까지의 야근이 거의 의무라고 들었는데, 신의 직장에선 그런 거 없다. 딱딱 퇴근시간 되면 칼같이 퇴근한다. 매우 진귀했던 장면은 어느 날은 우리 팀의 팀장님이 좀 할 게 있으시다고 6시 이후로 남으신 적이 있는데(평소에는 팀장님도 칼퇴근하시는 편) 나머지 직원들은 그런 거 아랑곳하지 않고 짐 싸서 6시에 각자 팀장님께 인사드리고 칼퇴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. 어.. 저래도 되나? 싶은 느낌이 강했지만 뭐 남들 다 하는데 어쩌겠는가? 나도 팀장님께 인사드리고 짠 하고 퇴근했다.
같이 일하는 팀 동료들과의 관계
일단 아까 말했듯이 일 난이도가 너무 쉬워서 뭐 사기업처럼 일 못했다고 욕먹거나 하는 그런 게 하나도 없었다. 그냥 자기 할 일 좀만 열심히 하고 각자 즐겁게 이야기하고 그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3개월을 보냈던 것 같다. 그리고 사기업처럼 정규직 직원끼리 실적 가지고 경쟁하는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인턴들 말고 다른 정규직들끼리도 서로 정치질 하고 경쟁하고 이런 게 거의 안보였다.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면서 친하면 친한 거고 아니면 그만인 뭔가 고등학교적인 느낌? 사무실 분위기가 굉장히 긴장감 크게 없이 평화롭게 흘러가서 굉장히 그 편안함 속에서 3개월을 지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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